선택의 이유
"어째서 나야?"
"응?"
"어째서 날 선택했냐구"
그녀는 잘났다.
집안, 학벌, 명예, 직업 기타 등등등...
하나하나 열거하여 조목조목 따져보아도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 없고 모자라는 것 없는 나와는 전혀 무관한 영역의 사람이다.
아니, 사람이었다. 그녀가 날 선택하기 전까진.
이해할 수 없다. 이해하지 못한다.
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왜 나인지
내가 좋아하는 동화가 신데렐라는 아니지만, 신데렐라를 꿈꾸기는 하였다.
돈, 많은면 좋잖아? 남편 잘만나 신분상승 꿈꾸는 여자들처럼 남자도 아내 잘 만나 좀 떵떵거리고 살수 있는 거잖아?
"그런거 왜 물어봐?"
이상한 질문을 받은 듯 오묘한 표정을 짓는다.
한참을 그렇게 있었을까, 피식하고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이번엔 내 얼굴 표정이 이상해졌다.
왜? 내가 뭐 잘못 말했나?
"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"
"이 세상이 사라질때, 왜 요새 지구종말론이니 뭐니 많이 떠들고 있잖아?"
"만약 그 순간이 왔을 때 나는 누구와 함께하고 싶은지, 갑자기 생각하게 되는거야"
"근데 아무도 생각이 안나더라, 마치 세상에 나 혼자인 것처럼 심지어 아버지 어머니도 아무도 생각이 안났어"
"나 참 못됐지? 근데 그 순간 나는 혼자였어"
"혼자라는 외로움이, 혼자인 그 슬픔이. 나밖에 없는 그 괴로움에"
"난 죽고 싶었어"
살포시 웃는 그녀의 모습이 처연해 보였다. 조금씩 느껴지는 슬픈 감정에 나도 동화되어 간다.
그런 그녀의 모습은 처음 보았다. 행...복하지 않았던 걸까?
"너였어. 그런 날 살린 것이, 기억안나?"
그런 기억은 없다. 그녀를 도왔던 적은 내 인생에 단 한번도 없는데...
어디서, 어느곳에서 그녀를 구했던 거지?
"그게 널 선택한 이유야"
"날 살렸으니 책음은 져야지?"
정정한다. 누가 처연해보여? 슬퍼보여?
지금 눈앞에 사악한 웃음을 띄고 있는 그대는 누구?